'서울수어전문교육원' 수어통역사 356명·수강인원 9만명 배출

수어 교육부터 수어통역 자격시험 과정까지

휴먼뉴스 승인 2024.05.08 10:52 의견 0
청인 이용자 대상 농인강사 수어 교육.


지난달, ‘서울수어전문교육원(원장 허정훈, 이하 ‘교육원’)’이 2009년 2·5호선 충정로역 인근(서대문구 충정로3가)에 자리 잡은 지 꼭 15년을 맞았다. 교육원은 그동안 수어통역사 356명을 포함, 누적 교육생 9만 명 이상을 배출했다.

서울시는 수어를 배우고 싶은 서울시민을 위해 매달 서울수어전문교육원 수어강좌를 제공 중이라고 밝혔다. 교육원 누리집을 통해 매월 세 번째 수요일 열리는 수강신청에 접수하면 된다.

교육원은 또 개원 15주년을 맞아 5월7~10일을 ‘수어교육주간’으로 정하고 수강생들과 롤링페이퍼를 만들고 기념품을 배부할 예정이며, 수어챌린지 영상공모전 우수 참여자에게는 수어강좌 무료 수강권을 시상할 예정(공모전 교육원 누리집 참조)이다.

‘장애인 행복도시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서울시가 2009년 4월 13일 국내 최초 개관한 서울수어전문교육원은 수어문화 저변을 넓힐 뿐 아니라 수어전문통역사 배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2022년 수어통역사 시험 합격자 25명 중 5명(20%), '23년 전체 합격자 41명 중 13명(31.7%)이 서울수어전문교육원 출신자가 차지, 수어통역 분야 전문인을 배출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교육원은 올해 기본·심화·통역·전문과정으로 편성된 총 25개의 세부 수업과 수어통역사 자격시험 대비과정을 비롯해 통역사 시험 주관 기관인 한국농아인협회 인정 보수교육(법률·방송·의료통역 등)도 제공 중이다.

수어를 처음 접하는 수강생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청각장애’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수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전달하는 강좌 ‘농사회의 이해’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실시간 온라인 교육도 시작돼 현재는 대면교육과 온라인 교육이 병행하여 진행된다. 온라인 교육은 강의장 규모나 위치에 제약 없이 어디서나 수강할 수 있어 최근 수어를 배우고자 하는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3D 공간을 사용하는 언어인 ‘수어’의 특성상 온라인 교육 초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으나 교육원 주도 온라인 교수법 및 교재를 자체 개발, 제공하면서 현재는 원활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수어를 배우고 싶은 서울시민은 매월 세 번째 수요일부터 ‘서울수어전문교육원 누리집(www.sdeafsign.or.kr)’에 접속해 수강신청할 수 있으며, 서울시 외 거주자의 경우 1차(서울시민 대상) 수강신청이 끝난 뒤 잔여석에 한해 신청 가능하다.

서울수어전문교육원은 일반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수어 교육 외에도 수어가 등장하는 영화·드라마·노래 대본 번역 등도 진행하고 있다. 작년에 영화 2건, 드라마 2건, 노래 1건을 번역 및 교육·감수했다.
그 밖에도 영화관 탈출구 안내 영상 대본 번역, 공공기관 안전사고 예방 수어 영상 촬영 등 수어가 필요한 각종 미디어를 다각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또 종전에는 대부분의 수어 영상에 ‘청인수어통역사’가 모델로 출연했으나 교육원은 실제성 높은 수어 안내영상 제작을 지원하기 위해 농인 직원이나 강사(청각장애인통역사)를 모델로 파견, 농인에게 오류 없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데 힘쓰고 있다.
실제로 한국어 어순에 수어 단어만 나열하는 ‘수지한국어’(청인식 수어)가 아닌 수어 문법을 따르는 ‘한국수어’를 사용하는 농인 당사자가 영상에 등장하면서 농인들의 정보접근권이 보다 높아지게 됐다.

수화통역사 시험 모의시험 장면.


수어통역사는 청인(청각장애가 없는, 청각을 사용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청인수어통역사'와 농인만 자격이 있는 '청각장애인통역사'가 있다.

청인수어통역사는 한국어-한국수어를 통역하고, 청각장애인통역사는 수어를 모르는 청각장애인과 청인수어통역사 간 중계 통역을 한다.

청각장애인은 장애 판정 시기나 환경에 따라 ▲수어 ▲구화(입술의 움직임, 얼굴 표정으로 상대 말을 이해하고 발성 연습을 통해 음성언어로 소통하는 방법) ▲;필담 등으로 의사소통한다. 그중에서도 수어(시각언어)를 제1언어로 사용하며, 수어 중심의 문화를 가지고 정체성을 공유하는 이들이 '농인'이다.

그 밖에 2020년부터는 교육원 농인 강사들과 함께 전국 지명·전 세계 나라 수어 등 수어단어 영상을 제작, 유튜브를 통해 보급하고 있다.

지난 15년간 교육원은 수어통역사 356명을 배출했으며, 누적 수강인원은 9만 명을 돌파(2024년 2월)했다. 그동안 교육원은 수어통역사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실제 시험 과정에 맞춰 필기·음성·수어통역을 연습할 수 있는 영상 교육자료를 자체 제작하고 시험 현장과 유사한 환경에서 모의시험을 시행하는 등 차별화된 교육을 제공해 왔다.

교육원이 배출한 수어통역사 3백여 명 중에는 판사, 경찰 등 공직자도 있다. 이들은 인권을 최우선하는 현장에서 일하며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농인을 보고 교육원을 방문, 수어통역사 자격까지 취득해 현직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정상훈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서울수어전문교육원은 그동안 올바른 수어 문화에 대한 이해가 정착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앞으로도 내실 있는 교육원 운영으로 수어사용자의 정보·문화 접근성을 높일 뿐 아니라 장애인-비장애인 간 의사소통의 장벽을 허물어 약자와 동행하는 서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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