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환자의 인권 존중하는 ‘휴머니튜드의 기적’ 우리나라에 상륙

선진적 돌봄기법 도입 위한 휴머니튜드 국제치매케어워크숍 개최

배윤주 기자 | 기사입력 2019/06/12 [07:04]

치매환자의 인권 존중하는 ‘휴머니튜드의 기적’ 우리나라에 상륙

선진적 돌봄기법 도입 위한 휴머니튜드 국제치매케어워크숍 개최

배윤주 기자 | 입력 : 2019/06/12 [07:04]

 

최근 유럽과 일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휴머니튜드 케어’가  드디어 우리나라에 도입된다.

 

휴머니튜드는 기적 혹은 마법으로까지 불리는 환자중심의 케어기법으로 현재 프랑스에는 '지네스트-마레스코티 연구소'의 14개 지부가 케어 교육을 하고 있고, 400개가 넘는 의료기관과 간병시설이 이 기법을 도입하고 있다.

또한, 벨기에, 스위스, 포르투갈, 독일, 캐나다에 국제 지부가 있다. 일본에도 2014년에 지부가 생겼고, 2015년부터 3,000여명이 휴머니튜드 교육을 받았다.

 

휴머니튜드는 인간으로서 최후까지 간직하고 있는 감정, 근육, 감각 등 모든 것을 그대로 유지, 강화시켜 치매를 치유하려는 접근 방법이며, <보고>, <말하고>, <만지고>, <서는> 인간의 기본 특성을 활용해 400여 가지의 케어 방법을 매뉴얼화 한 것이다. 실제 중증 치매환자에게 휴머니튜드 케어 적용 후(프랑스) 4개월 만에 신경이완제 투여량 85% 감소, 눈맞춤 반응 23.8배 증가 등 임상적 효과 가 입증되고 있다.

▲ 사례 일본 치매환자 변화.     © 인천시 제공

 

▲ 사례 일본 치매환자의 변화.     © 인천시 제공

 

이브 지네스트는 “모든 사람이 인생의 마지막 날까지 자기 발로 서서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나 침대에 누워서 생활하는 사람의 95%는 자기 발로 서 있거나 걸어다닐 수 있는 사람이다. 그들이 침상에만 누워있는 이유는 의료인, 간병인등이 어떻게 케어해야 하는지 모르는 데 이유가 있다. 케어 방법을 안다면 95%의 사람들은 침대에 누워 생활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인천시는 오는 6월 17일부터 21일까지 5일간 휴머니튜드 개발자인 프랑스 휴머니튜드 본부의 이브 지네스트와 일본지부 혼다 미와코 교수를 초청하여 시민공개 강연회와 강사자격 과정으로 이뤄진 국제치매케어워크숍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휴머니튜드 공개강연회는 6월 17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인천광역시 광역치매센터 주관으로 길병원 응급의료센터 11층 가천홀에서 열리며, 의료인, 관련 종사자, 치매환자가족, 치매파트너 등 사전 접수한 350명을 대상으로 휴머니튜드의 원리와 철학, 기본 케어 기술 등을 소개한다.

 

국제치매케어워크숍은 6월 18일부터 4일 간 현장에서 직접 치매환자를 돌보는 현장전문가(의사, 간호사)와 인천시 치매안심돌봄센터 센터장 등 총 13명을 대상으로 이론과 실습을 겸한 집중 현장교육을 진행된다. 교육생은 교육 수료 후 본인이 일하는 돌봄 현장에서 휴머니튜드 케어를 실천하고 이러한 모든 과정은 2개월 이상 밀착취재(제작사 : 스토리온)하여 다큐멘터리로 제작될 예정이다.  
 

치매환자의 38%는 중등도 이상 진행된 치매환자로 가정 또는 요양병원 생활 중이나 인지 기능이 현저히 저하된 치매환자에 맞춘 전문적 케어기법이 없어 공격성이 강한 치매환자를 비인간적으로 다루는 사례가 종종 일어나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 이브 지네스트와 프랑스의 언론에 소개된 휴머니튜드.     © 인천시 제공

 

휴머니튜드 케어 (Humanitude Care) 소개

 

‘휴머니튜드 케어’란 1979년 프랑스 체육학 교사인 이브 지네스트(Yves Gineste)와 로젯 마레스코티(Rosette Marescotti)부부가 개발한 케어기법이다. 교직에서 물러난 뒤, 병원에서 일을 하게 된 부부는 중증환자, 특히 치매환자들의 신체를 구속하고, 강제적인 케어를 하는데 큰 충격을 받았다. 부부는 인지기능을 상실한 환자들도 보다 인간적인 케어를 하면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을 경험했다. 이것이 환자중심의 케어방식인 ‘휴머니튜드’를 연구한 계기였다. 

         

강제적 케어가 인간적 상호작용으로


 휴머니튜드의 핵심은 감각, 감정, 언어에 의한 포괄적 케어 기법으로 치매 환자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환자’가 아닌 ‘사람’으로 바라보며 케어 대상의 인간다움을 계속 존중해 나가는 것이 케어 철학이다.
 간병인은 치매 환자를 케어할 때 무의식적으로 '번거롭고 바쁘니까' '넘어져 위험하니까''등등의 이유로 환자의 감정을 무시하고 신체구속을 함으로써 감각이나 근육을 못 쓰게 하는 행동을 하게 된다. 이를「강제적 케어」라고 하는데, 휴머니튜드는 이것을 제로(0)로 하려는 것이다.


이브 지네스트/ 프랑스 치매환자 케어 전문가는 "모든 사람들은 인생의 마지막 날까지 자기 발로 서서 보낼 수가 있다. 침대에 누워서 생활하는 95퍼센트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활하는 이유는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이 방법만 안다면 95퍼센트의 사람들은 침대에서 누워 생활할 필요가 없다. 여생을 자기 발로 서 있거나 걸어 다니며 보낼 수 있다"고 말한다.
             

치매환자의 극적인 변화


“공격적인 환자가 온순해지고 말을 않던 환자가 말을 하기 시작했어요”
 치매환자 간병은 매우 힘든 일이다. 치매환자는 악셀과 브레이크를 동시에 밟는 것과 같은 처방을 받는데, 가령 흥분작용이 있는 항치매약과 억제계의 항정신병약을 동시에 먹을 때는 뇌를 혼란시켜 불면증과 신경쇠약에 빠진다고 한다. 그러나 병원측은 환자를 억누르려하기 때문에 때론 공격적으로 변하기도 해서 가족과 간병인, 환자 자신이 피폐해진다.
 해마다 일본에서는 치매환자를 돌보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간병살인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간병인이 이 휴머니튜드를 배우고 실천하게 되면 그야말로 마법과 같은 일이 벌어진다고 한다.


 말도 행동도 잃어버린 채 침대에만 누워있던 중증 치매환자가 그의 보살핌을 받은 지 2개월 만에 스스로 일어나 말하고 운동까지 하게 되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휴머니튜드의 기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브 지네스트는 그것이 결코 기적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리고 휴머니튜드의 기술을 익히면 누구나 어려움 없이 치매환자를 케어할 수 있다고 한다. 결국 공격적인 환자는 케어의 잘못된 방식이 만들어낸 것이라는 주장이다.
  

휴머니튜드 핵심기법


 마법과도 같은 휴머니튜드의 기적은 <보고>, <말하고>, <만지고>, <서는> 인간의 기본 특성을 활용해 케어 대상을 「환자」가 아닌 「인간」으로 대함으로서 가능해진 것이다. 이브 지네스트는 40년 동안 환자들을 돌보면서 터득한 400여 가지의 케어 방법을 매뉴얼로 만들었다.  그 핵심 케어기법은 4개의 기둥과 5개의 스텝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4개의 기술기둥은 「보다」 「말하다」 「만지다」 「서다」이며, 이를 사용해 5개의 스텝 즉, 「만남의 준비」, 「케어의 준비」, 「지각(知覺)의 연결」, 「감정의 고정」, 「재회의 약속」 순으로 케어를 진행하는 것이다.


 이 네가지 기술은 간단한 방법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일본의 한 병원에서 중증치매환자에게 적용한 결과, 환자의 신체에 놀라운 반응 변화가 나타난다. 말하기에 대한 반응은 두 배 이상 증가했고, 눈맞춤 반응은 무려 23.8배나 늘어났다. 환자가 심리적 친근감을 가지고 접촉하는 관계성 접촉도 현저히 많아졌다.


 휴머니튜드의 그 무엇이 치매환자들을 변화시키는가?


치매환자에게도 다양한 인지능력이 남아 있다. 치매가 진행되면 대뇌피질 기능이 저하돼 얼굴을 보고 그것이 누구인지 판단하는 능력은 떨어진다. 그러나 누구의 얼굴인지는 몰라도 표정을 읽을 수 있다. 목소리로 감정을 읽는 능력도 남아있다. 치매증상이 악화돼도 희로애락을 느끼는 감정중추는 여전히 살아있기 때문이다. 치매환자는 싫어하는 것을 억지로 시키면 격렬하게 거부하는 치매행동심리증상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휴머니튜드는 인지기능이 떨어졌다고 해도 환자와의 교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과 치매환자도 존엄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 주는 것이다.

 

휴머니튜드 치료, 감약치료 대안으로


 실제로 휴머니튜드 케어는 놀라운 효과를 거두고 있다. 치매 환자를 인간적으로 존중하며 소통하는 휴머니튜드 케어를 적용한 프랑스 지역에서는 4개월 만에 환자들을 진정시킬 때 쓰는 신경이완제 투여량이 85%나 줄었다. 치매 진행 속도도 일반 요양시설 환자들보다 훨씬 더 느린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치매 환자를 대하는 근본적인 태도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치매환자는 그 정도가 심하면 간병시설에서 안 받아주기 때문에 정신과 병원에 많이 가는데, 지바(千葉)대학 의학부 부속병원 우에노 히데키(上野 秀樹) 조교수에 의하면 치매환자의 불면증은 정신과에서 처방해준 항불안약에 원인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2010년 후생노동성의 조사에 의하면 치매환자의 정신과 입원일수는 평균 940일에 이를 정도로 많다고 한다. 이는 많은 치매환자가 항불안약을 처방받아 불면증 등으로 고통 받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사정이 이러하니 일본 고령자 나아가 치매환자의 약 복용 남용이 얼마나 심한지 알 수 있다. 따라서 일본 내 뜻있는 의사와 단체, 지방자치단체 등은 감약 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약 대신에 수분 섭취나 운동, 정보 공유 등의 새로운 방법의 케어 기법을 개발하고 있다. 그 중에 가장 설득력 있는 것이 바로 휴머니튜드이다.


 실제 프랑스의 노인의학전문병원에서는 휴머니튜드를 도입하고부터 약제 사용량이 88%정도 줄었다고 한다. 일본에서 휴머니튜드라는 치매 케어 기법이 약 남용을 얼마나 줄였는지 아직 통계는 안 나와 있지만, 약을 대신한 치매 케어의 획기적 기법인 것은 분명하다.

 

휴머니튜드의 케어혁명


 지금 우리는 노인 10명 중 1명은 치매환자인 사회에 살고 있다. 급속한 고령화 사회는 치매에 대한 근본적인 케어방식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치매환자는 증상이 악화될수록 짜증과 의심, 폭력, 의존하는 행동이 더 심해진다. 그럴수록 간병인의 고통은 더 심각해져서 가족들은 요양원이나 전문병원 등 전문시설로 환자를 보내려고 한다. 그러나 치매환자에게 환경의 변화는 증상을 더 악화시킬 뿐이다. 무엇보다 자신의 익숙한 주거공간에서 떠나 낯선 환경에서 살아야 할 치매환자 당사자들이 겪을 고통과 외로움을 우리는 짐작하지 못한다.


 이런 치매 환자와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혹은 무시하는 소통의 부재는 환자를 폭력적 공격적으로 만들고, 이 때문에 전문 간병인들도 힘겨워하는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대부분 간병인과 의료기관이 치매환자에 대해 케어보다는 약에 의존하는 것은 그것이 쉽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바로 치매환자를 인간으로 대하지 않는 강제적 케어의 대표적 예이다. 그럴 경우 약의 남용과 함께 치매환자의 병도 악화되고 궁극적으로 인간다움조차 사라지게 된다.


 휴머니튜드는 이러한 치료나 케어가 이제 「제로」를 향해 없어져야 하는 것이란 점을 웅변해준다. 치매환자의 인간성을 기본으로 치유해 나가는 것은 간병인의 만족도까지 높여 줘 치료의 효과를 배가시킨다. 물론 치매환자 간병 자체가 보통 사람이 감당하기 쉽지 않다.
 치매환자들을 둘러싼 환경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케어하는 간호사, 간병인 등의 인적자원이 대형요양시설 수백 개의 역할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무엇보다 환자의 마지막 존엄성을 지키는 ‘삶의 질’에서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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